바로 직전 포스팅에 이어서. Croiser.

“사지?”
세츠나의 의아함이 깃든 목소리에 그가 너무도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피하나, 싶더니 입술을 잘근 깨물고 고개를 들었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단호한 눈빛을 한 채 세츠나와 눈을 맞췄다.
“어로우즈 부대에, 루이스의 기체가 있었어. ……. …이 4개월간은, 전력을 갖추기 위해서 도망만 쳤지만, 이번엔 싸우겠지?”
사지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요 3개월 남짓한 시간동안, 레이를 돌보는 데 집중하고 있었지만 사지는 펠트의 도움을 받아 어로우즈의 전력 상황이나 지금까지의 전투를 놓치지 않고 살펴 왔다. 그간은 루이스의 출격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출격을 한다 해도 그저 후방에서 지원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세츠나에게 구해져, 뜻하지 않게 톨레미에서 생활하게 된 것도 1년을 지난 참이니, 전투에 익숙해 졌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실제로도 마치 무언가 전투의 흐름 따위가 보이는 것 같았다.
사지는 알고 싶었다. 세츠나가 브레이커 필러 사건 이후, 무언가에 확신을 가진 것처럼 그 역시 자신의 내면을 헤집는 무언가를 향해 해답을 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눈을 떼지 않았다. 그저 말만 들어도 치가 떨리던 전장을, 똑바로 마주한 채, 단 한 번도 외면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그의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올랐다. 세츠나가 출산 직전에 했던, 싸우라던 그 말. 그 말은 정말로 그녀나 다른 건담 마이스터들처럼, 손에 총을 쥐고 사람을 쏘라던 말이었을까? 어쩌면 자신이 잘못 이해한 건 아니었을까? 지금도 제대로 된 확신이 서지 않는 물음을 억지로 잡아 누르며, 사지는 눈을 감았다 떴다. 어느 쪽이든, 이번으로 무언가 알게 될 것 같았다. 그것이 무엇이든…….
“루이스를 쏠 거야?”
사지의 물음에 세츠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루이스를 쏠 마음이 없었다. 그녀는 사지에게 있어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 사랑하는 연인이었다. 그런 그녀를 자신이 쏠 수 있을 리 없다. 사지의 표정은, 세츠나의 대답을 예상하고 있던 것 같았다. 그는 다만 예상이 빗나가지 않기만을 바랐다. 그리고 그녀는 예상대로의 대답을 들려주었다.
사지가 막 안심하고 어깨에서 힘을 뺀 순간이었다.
“그건 네 마음먹기 따름이다. …싸움은, 파괴하는 것만이 아니야.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 하다. 나는…, 우리들의 건담이라면 그게 가능하다고, 믿고 있어. 그 뒤는 네 행동에 달려 있다.”
사지가 주춤 고개를 숙였다. 팔 안에선 아직도 레이의 묵직한 감촉이 남아 있는데, 나는…! 사지는 주먹을 꽉, 움켜쥐며 눈을 질끈 감았다. 지금부터는 제 발로, 제 의지로 전장에 나선다. 생명이 사라지는 곳으로.
사실은 여전히 두려웠다. 하지만……. 사지는 눈을 떴다. 더는 망설일 수 없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싸움이라면──.
“나는 방아쇠를 당길 수 없어.”
“알고 있다.”
“루이스에게 외치는 것밖엔 할 수 없어.”
“알고 있어.”


으, 일 갈 준비 해야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