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것에 이어서. Croiser.

분명 크로와제는 그라세츠고, 이 블로그도 그라세츠인데 왜 자꾸 사지루이만 올라올까.
으으, 후딱 둘이 꽁냥하는걸 쓰고 싶............ 지만 마감...ㅠㅠ 내 발등에 떨어진 불...ㅠㅠ






“나는 방아쇠를 당길 수 없어.”
“알고 있다.”
“루이스에게 외치는 것밖엔 할 수 없어.”
“알고 있어.”
세츠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는 사지의 말에 자못 안심하고 있었다. 이 톨레미에서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사람은 자신들 뿐이면 족했다. 이미 손에 피를 묻히고, 죄를 지은 자신들만 당겨야 했다. 그 외엔 당겨서도 안됐다. 하물며 평범하게 살아왔던 사지가 방아쇠를 당기게 되는 것은 꿈에도 바라지 않는다. 레이를, 제 아이를 단단히 안아, 얼러주는 손. 갓 태어난 생명을 보듬어 주는 이 손이, 자신처럼 피를 묻히고, 죄에 물드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그의 말 대로 그저 루이스에게 외칠 뿐인 싸움이라 해도- 그 마음이 그녀에게 닿아, 다시 두 사람이 행복하게 지낼 수 만 있다면.
그녀는 사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사지는 너무나도 간단히 저를 향해 내밀어진 손을 황망히 바라보았다. 전장에서 싸우는 전사의 손이었지만, 동시에 한 생명을 탄생시킨 어머니의 손이기도 한, 세츠나의 손. 각오에 각오를 다져도 두려움이 앞서 물어서려는 마음을 알고서 가볍게 등을 떠밀어주는 것 같은 그 손길에 사지의 눈매가 느슨해 졌다. 세츠나가 말했다.
“…가자. 루이스 할레비를 만나러.”
세츠나의 말에 사지가 쓰게 웃었다. 전력이 갖춰진 순간, 그녀는 결코 전투에서 눈을 돌리지 않으리라. 마이스터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여자이며, 또 막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마이스터들의 리더였다. 그 책임이 저 작은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그런데도 자신을 신경 써 주고 있는 그녀가 고마워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사지는 마음을 다 잡고, 웃으며 내밀어진 손을 잡았다.
근3개월 만에 앉아보는 오라이저의 콕핏은 불편하기만 했다. 콕핏 등받이에 등을 기댄 순간, 심장이 미칠 듯이 뛰고, 식은땀이 흘러 내려 사지는 얼른 등을 뗐다. 그는 이를 악물고 심호흡을 해 다시금 떨려오기 시작한 마음을 다잡았다. 두렵고, 무서웠다. 그러나 이 이상 도망치고 싶진 않았다.
루이스를 만나서 그녀에게 전하고 싶었다. 닿지 않더라도, 전해지지 않더라도. 자신의 목소리가 그녀에게 닿을 때 까지, 전해질 때 까지. 그렇게.
“만나러 가자. 사지.”
“응, 가자, 세츠나!”
사지는 오라이저의 조종간을 그러쥐었다.
“더블오. 세츠나 F 세이에이. 간다!”
“오라이저, 사지 크로스로드. 발진 합니다.”
오라이저의 콕핏에서 바라보는 우주는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루이스와 재회했던 것이 오라이저의 콕핏에 처음으로 탔던 날이어서 일까? 사지는 오라이저를 도킹 모드로 전환해 둔 채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어깨에 힘을 뺐다. 톨레미에 비하면 수 적으로는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어로우즈와 마주하기 직전의 짧은 고요.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마냥 짧게만 느껴지던 그 시간이, 지금은 무엇보다 길게 느껴져 답답하기만 했다.
도킹이 완료되었다는 알림 메시지를 보자니 막연한 두려움으로 떨리고 있던 손도 조금은 진정이 된 것 같았다. 당연하니 선행하고 있는 더블오라이저 속에서, 사지는 이끌리듯 사랑하는 소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루이스. 너는 지금 무얼 생각하고 있니? 조금쯤은, 나를 생각해 주고 있다고, 그렇게 믿고 있어도 되는 걸까?
“루이스…….”